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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하필이면, 망할 지상파 방송국 공채 이어야만 했을까?

oceanletter 2026. 2. 20. 01:02

첫 번째 꿈은 실패했다.

 

초등학생 때부터 TV 보는 것이 좋았다.

음악방송 앞에서 숙제한 적도 있고, 드라마 속으로 빨려 들어갈 뻔한 적도 있다.

연말에 시상식을 보는 것이 그땐 그렇게 즐겁고 재밌었다.

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어떤 가수의 야외무대를 보고 현장감에 반해버렸다.

 

그때부터였을까? 언제부터였을까..?

난 무척이나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었다.

방송국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.

 

근데 하필이면, 지상파 방송국 공채 입사라는 위험한 꿈에 빠져버렸다.

 

초등학생 때부터라면.. 그 계륵 같은 꿈은 20년 이상 품어왔다.

지나고 보니, 꿈이 있는 게 오히려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왜냐하면 현실에 부딪혀 그 꿈을 못 이뤄서 불행하고 우울했기 때문이다.

 

- 문과와 이과를 선택할 때

- 전문대냐 4년제를 선택할 때

- 직장을 선택할 때

 

참.. 그 수많은 선택지 앞에 분명, 꿈을 위한 선택도 할 수 있었다.

그러나 난 현실과 타협해서 좀 더 안정적이고 좀 더 남들 눈에 좋아 보이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.

나중에라도.. 시간이 좀 더 흘러도.. 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착각했다.

 

- 공채로 가야 한다는 프레임의 힘

- 정규직 공채로 입사하면 좋아 보이는 타인의 시선

 

지상파 비정규직은 싫었다.

이미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차별대우를 받아봤기 때문이다.

케이블방송사나 종편방송사는 내 목표가 아니라고 오만했다.

결국, 2년에 걸친 취업준비생 시절의 지상파 방송사 필기시험과 면접 낙방 이후..

케이블방송사 최종면접을 뒤로하고.. 정년이 보장되는 회사에 최종합격을 하여 전공을 살려서 취업했다.

 

'그래, 이건 플랜 B야. 우선 이 안정적인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면서 내 꿈을 계속 도전해 보자!

부모님께 죄송스럽기도 하고, 남들의 시선도 좀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.. 돈도 벌어야 하니까!'

 

그렇게.. 10년이 흘렀다.

10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.

만남, 이별, 아픔, 사회생활, 인간관계 등 등..

 

그렇게 일하면서 준비한 지상파 방송국을 수차례 낙방했다.

최종면접에서 떨어질 때가 제일 가슴이 아팠다.

 

- 내가 뭐가 문제일까, 뭐가 부족할까?

- 난 지상파 방송국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일까?

- 내 꿈이 부정당한 걸까?

- 운이 나빴나?

 

그리고.. 희망고문이었다.

'조금만 더.. 조금만 더 해볼까? 내 능력과 실력은 괜찮다는 거잖아!

조금만 더 노력하면 최종합격 할 수 있지 않을까?'

 

.....

.....

...

..

.

이젠 지쳤다. 그만뒀다.

수많은 기회비용을 날리면서 까지 도전했던 꿈은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.

 

주변에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

시험 준비하고 합격의 문턱까지 갔던 경험은

내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.

하지만, 불행하게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.

 

시간낭비했다고 생각한다.

찬란하게 빛났던 내 소중한 시간을 일부 날렸다는 생각이 든다.

 

나중에... 아주 나중에... 내가 나이가 들어서 지난날을 회상할 때,

매우 열정적이고 후회 없이 도전했고 불태웠던 순간을 열어볼 수 있게

가슴 한편에, 고이 접어서 깊숙한 곳에 보관해 둘 것이다.

 

어쩌면 처음부터 아예 열 수 없는 문이었는데,

참.. 오랜 시간 동안.. 고군분투하느라 고생했다.

 

영원히.. 안녕하자.. 오랫동안 묵어서 닳아버린 내 꿈이여.. 안녕..